“선교사도 삶에서 종신 사역자로 사는 모델 실현을”

입력 2025-07-17 03:04
선교사들이 1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KWMF 제17차 선교대회에서 손을 들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KWMF 제공

“사역의 자리와 방식, 심지어 직업이 달라져도 선교적 삶을 멈추지 마십시오.”

임종표 선교사

44년간 케냐에서 사역한 임종표 선교사는 1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세계선교사회(KWMF·대표회장 어성호 선교사) 제17차 선교대회에서 ‘평생 선교사 시대’를 선언하며 한국 선교의 새 방향성을 제시했다.

임 선교사는 “교회 성장과 맞물려 발전해 온 한국교회 선교는 지난 30여년간 열정으로 달려온 게 사실”이라며 “충분한 훈련이나 전략, 구조 없이 버텨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뚜렷한 한계와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전문인 이중직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역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모든 성도가 삶의 자리에서 ‘종신 사역자’로 살아가는 모델을 선교사 역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MF가 주최한 선교대회는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라는 주제로 18일까지 진행된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600여명의 선교사에게 선교 현황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대회는 세 번의 주제 강의 외에도 은퇴 사역, 불교권 이슬람권 선교 전략, 선교사들의 스트레스 관리 등 21개의 선택 강의로 구성돼 현장 사역자들의 다양한 필요를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장명석 선교사

장명석 말레이시아 선교사는 ‘선교사 은퇴를 위한 사역 이양과 출구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선교사 출구 준비 상태 점검 리스트’를 공유하며 “재정 자립성, 현지 리더십의 성장 여부, 사명과 비전의 내재화, 현지인과의 동등한 관계와 상호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선교사는 “최소 은퇴 6~12개월 전부터 선교사와 현지 리더가 이 과정을 함께 검토하고 교단과 선교 본부에도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며 “선교 이양은 선교의 끝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다. 핵심은 후임자나 현지 리더십을 양성해 지속 가능한 선교를 이어가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교회와 선교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 교단의 목회자를 메신저로 세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회 첫날인 15일에는 김정석(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재훈(온누리교회) 목사가 강단에 섰으며 이어 최병락(강남중앙침례교회) 최종천(분당중앙교회) 황덕영(새중앙교회) 목사가 강사로 나설 예정이다.

선교대회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총회가 열린다. 2021년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 열린 총회 이후 4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총회에서는 제18차 총회를 이끌 네 명의 공동회장과 사무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어성호 KWMF 대표회장은 “어둠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는 여전히 전진한다”며 “선교사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결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평창=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