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의 열매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귀한 상급… 아이 낳고 키우며 주님 사랑 더 깊이 깨달아

입력 2025-07-19 03:10
고아름 집사와 네 남매 선애 초애 유찬 인애, 남편 태희열 집사(왼쪽부터)가 지난 5월 경기도 이천 7군단 상승대교회 앞 계단에 앉아 사진을 찍고 있다. 고 집사 제공

저희 부부는 모두 모태신앙이 아닙니다. 남편은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교회에 다녔지만 신앙훈련을 받으며 자라진 못했습니다. 저는 고3 때 친구 전도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이후 친언니는 전도했지만 부모님은 아직 믿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배우자의 우선순위는 하나님과 인격적인 만남이 있는 신앙인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신앙과 성품이 바른 성실한 배우자를 만나 하나님의 축복 안에서 가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결혼하면서 아이를 언제 낳을지 정해두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이 주시는 대로 다 낳겠다는 고백도 선뜻 할 수 없었습니다. 주시는 대로 낳겠다고 하면 8명, 10명 다자녀를 낳게 될 것 같아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결혼 3개월 만에 첫째, 17개월 뒤 둘째를 낳으며 몸은 회복되지 않고 여러 어려움까지 겪었습니다. 원형탈모와 육아 우울증을 겪은 저는 갓난아기를 안고 치료를 받으러 다녔습니다. 부사관으로 일하는 남편도 바쁜 시기라 예민해져 결국 부부 상담까지 받게 됐습니다.

둘째를 10개월 만에 어린이집에 보내고 겨우 숨을 돌리는데 아이가 생긴 걸 알게 됐습니다. 딸 하나가 더 있었으면 했지만 그땐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훈련으로 자리를 비우면 임신한 몸으로 혼자 두 아이를 혼자 돌보는 걸 감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는 임신 8주 차에 유산됐습니다. 미안한 마음 한편 안도감도 들었습니다.

막상 아이를 원하자 쉽게 임신되지 않았습니다. 자녀는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이라 고백하면서도 주신 생명을 원망했던 저 자신을 회개했습니다. 셋째는 결국 둘째와 4살 터울로 태어났습니다. 셋째는 사랑이라더니, 정말 존재만으로 가족 모두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다 곧 현실적인 이유로 맞벌이를 시작했습니다. 8개월 된 셋째를 어린이집 보내고 시작한 맞벌이 생활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겉으론 애국자라면서도 속으로는 ‘형편도 안 되는데 애만 많이 낳았다’는 식의 다자녀를 향한 시선도 부담됐습니다. 사교육도 포기하지 못하는 욕심도 컸습니다.

그런데 아이 셋 키우며 맞벌이하고 신앙생활도 힘겨워하던 제게 하나님은 헤세드의 은혜를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넷째 딸 인애를 주셨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네 아이를 모두 건강하게 출산한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는 것을요.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과 상황을 모두 아십니다. 네 아이를 낳고 키우며 저는 이전보다 더 큰 안정감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도 더 깊이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육아를 고난으로 여기지만 태의 열매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귀한 상급임을 믿습니다.

고아름 태희열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