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종료 이후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의 곁을 지키기 위해 교회와 기업, 언론이 손을 맞잡았다. 복지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NGO와 학계는 정책 자문으로, 정치권은 제도적 후원자로 이 연대에 힘을 보탰다.
국민일보와 삼성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삼성희망디딤돌 자립준비청년과 함께하는 디딤돌가족 3기 발대식’을 열었다고 16일 밝혔다. 발대식에는 주호영 국회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김교흥·고민정 의원,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 최완우 삼성전자 부사장, 제현웅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허수연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정성진 크로스로드 이사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다.
국민일보와 삼성이 공동기획한 ‘자립준비청년에 희망디딤돌을’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디딤돌가족은 정서적으로 외로운 자립준비청년을 멘토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3기에는 총 100쌍의 멘토·멘티가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은 관계사로 멘토 풀을 확장했고 국민일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전북 전주 바울교회 등 전국 5개 교회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을 통해 교계 멘토 50명을 선발했다.
김경호 국민일보 대표이사는 “디딤돌가족은 물질적 지원을 넘어 정서적 동행과 멘토링까지 아우르는 돌봄 공동체”라며 “실제로 1기 멘토링에 참여한 청년이 동료를 돕는 봉사활동으로 선순환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최완우 삼성전자 부사장은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지원으로 시작한 희망디딤돌이 취업지원과 정서 멘토링까지 확장되며 해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된 2기 디딤돌가족에 총 80쌍이 멘토링으로 참여했으며 평균 9.2회의 만남을 가졌다. 이 중 83%는 10회 이상 관계를 이어갔다. 60쌍이었던 1기의 평균 멘토링 횟수가 7.9회이며 10회 이상이 70%임을 비교하면 횟수와 밀도가 모두 상승했다. 청년과 멘토가 거주지 인근으로 매칭되고 교통비 등 소액 비용이 지원되면서 오프라인 만남이 꾸준히 이어졌다. 멘토 80명 중 42명은 올해 3기에도 연속 참여 중이다.
지난해부터 멘토로 참여하는 이준영 바울교회 부목사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어떻게 마음을 열고 대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며 “교회가 청년을 가르치는 곳이 아닌 함께 걸어주는 공간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지원이 아닌 삶의 이야기 함께 나눠줄 한 사람”이라며 “자립준비청년들이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이 여정에 국가와 기업 언론 교회가 함께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3기 멘토로 합류한 김성모 여의도순복음교회 부목사도 “옛 동네 형이나 교회 선생님처럼 요즘엔 따뜻한 조언조차 받기 힘든 시대”라며 “멘토링은 그 공백을 메우는 정서적 사회안전망이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취약청년 문제에는 보수도 진보도 따로 없다”며 “정서적·생활적 어려움까지 아우르는 지원 방안을 정부도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허수연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근본적인 대안으로 “이 사업의 핵심은 단발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성에 있다”며 “자립준비청년뿐 아니라 가족을 돌보느라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한 ‘가족돌봄청년’,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은둔청년’ 등 다양한 상황 속에 놓인 청년들까지 아울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멘토링은 단순한 조언이나 일시적 만남이 아니라 ‘관계’이며 자립은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여정”이라며 “디딤돌가족이 그 역할을 꾸준히 감당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치권도 연이어 응답했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1997년부터 자립준비청년 멘토로 활동하며 관계의 힘을 실감했다. 국회는 입법을 통해 공적 영역에서 더욱 촘촘한 제도를 마련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딤돌가족 3기를 통해 자립준비청년들이 세상과 연결되고 진정한 자립을 향해 나아가는 귀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며 “국회도 따뜻한 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이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 자문위원 명단
'자립준비청년에 희망디딤돌을' 캠페인이 3년차를 맞아 자문위원단을 새롭게 꾸렸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한민수 의원과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 정성진 크로스로드 이사장이 새로 합류했다. 새로 위촉된 자문위원들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디딤돌가족 3기 발대식에 참석해 '자립준비청년 멘토링'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약속했다. 다음은 '자립준비청년에 희망디딤돌을' 캠페인 자문위원단 명단.
△정치권=주호영 국회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김교흥·고민정·강선우·한민수 의원, 국민의힘 김성원·김미애 의원, 강은미 정의당 전 의원
△정부 및 공공무문=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
△시민사회·학계=허수연 경실련 사회복지위원장(한양대 공공정책대학권 교수), 김성경 한국성서대 교수
△NGO·교계=정성진 크로스로드 이사장, 이원태 함께일하는재단 사무국장, 김요셉 한국아동복지협회 회장, 최상규 선한울타리 대표, 박설미 사단법인 야나 사무국장
△자립준비청년출신=이성남 장학사(한국고아사랑협회 회장),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
△삼성=최완우 삼성전자 DS사회공헌단장, 제현웅 글로벌리서치 CSR연구실장
김아영 박효진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