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비움으로 얻는 은혜

입력 2025-07-18 03:07

예수님이 길을 가시는데 한 사람이 달려와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는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라고 고뇌에 찬 모습으로 예수님께 인생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이 사람의 질문은 흔히 먹고 사는 문제나 직장 건강 가정 등 이 세상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곧 영생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선한 일에 관심이 많고 남을 억울하게도 하지 않았으며 정당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은 착한 부자였습니다. 그는 예수께서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등의 계명을 지켰냐고 물어봤을 때 “어릴 때부터 다 지켰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종교 교육도 잘 받았고 도덕적으로도 흠이 없었습니다. 또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나 기득권자들과 달리 인생의 근원적 문제를 예수님께 가지고 왔습니다. 영적 통찰력과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이렇게 외부적으로 보면 부족함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에게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인생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가 가진 모든 좋은 점을 다 동원해도 풀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 바로 영생을 얻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예수님을 찾아온 이 사람이 영생의 방법을 배워서 그걸 실천하면 영생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 사람은 도덕과 윤리, 행위와 지식과 지혜로, 그리고 고행이나 수행, 선행과 덕을 쌓는 등 자기 의지로 하면 영생을 얻을 것이라고 착각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영생은 율법의 계명이나 사람의 행위로는 얻을 수 없기에 주님은 이 사람의 잘못된 질문에 올바른 답을 주십니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막 10:21)

예수님은 많은 선한 일을 했고 많은 것을 가졌으며 많은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을 비우고 가진 것을 버리지 않으면 주님을 따를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영생은 주님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길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들은 부자는 가진 재물이 많았으므로 슬픈 기색을 띠며 근심하여 떠나갔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능하지 못하실 일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현대인은 너무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려놓고 포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예수님과 더 멀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예수님은 지금 우리에게 예수님이 아닌 다른 것에 더 집착하고 애착하며 의존하고 있는 모든 것을 비우기를 원하십니다.

구원은 하나님께로부터 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려면 내 손을 비워야 합니다. 내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내 삶을 비워야 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삶은 비움으로써 가능합니다. 진정한 비움을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축복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무엇인가를 내려놓고 비워서 주님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김성훈 여수석창교회 목사

◇전남 여수 석창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여수노회 소속으로 창립 68년 된 교회입니다. 여수시 초입에 세워져 영적 등대로서 여수의 관문을 지키며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축복의 통로’가 되는 사명을 가지고 지역과 영혼을 섬기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