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107㎏에 달했던 저의 몸은 현재는 68㎏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1년간 40㎏ 정도를 감량한 셈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다이어트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단기간 유지됐을 뿐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꾸준히 감량하는 데 성공했고 별다른 요요현상도 겪지 않았습니다.
결정적 이유는 이전 시도들과 달리 목표 설정에 있어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전 목표가 ‘한 달간 5㎏ 감량’ 같은 ‘이벤트성 목표’였다면 이번에는 건강한 식습관의 추구, 즉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있었습니다. 매일 건강하게 먹고 조금 더 움직이는 건강한 일상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체중 감량은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이 가져다준 열매였습니다.
신앙생활도 돌아보면 다이어트와 비슷할 때가 많지 않은가요. 여름 수련회나 단기선교에 참석해 은혜를 받을 때마다 우리는 “주님, 이제 매일 묵상하고 기도하겠습니다. 주님만을 위해 살겠습니다”라고 결단합니다. 마치 피트니스나 필라테스 1년 회원권을 끊고 ‘시작이 반’이라며 한껏 기대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 뜨거움이 얼마나 가던가요. 며칠, 아니 몇 주만 지나면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 있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결단과 고백을 망각해 버리고 예전처럼 콘텐츠 소비에 많은 시간을 쓰게 되니 하나님을 찾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게 되는 영적인 요요현상을 겪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가 그저 이벤트성 목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임스 스미스는 그의 책 ‘습관이 영성이다’를 통해 신앙은 지식이나 결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무엇을 사랑하도록 길들어지는가의 문제이며, 우리 사랑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습관임을 지적합니다.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해 우리는 ‘1년 안에 성경 일독하기’ ‘신앙 서적 10권 읽기’ 같은 이벤트성 목표가 아닌, 하나님을 더 사랑하고 그분을 더 갈망하도록 우리의 삶 자체를 재형성하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합니다.
갈라디아서 6장 7~8절은 이 원리를 정확히 설명합니다. 썩어 없어질 육체의 즐거움에 계속 우리의 시간을 심으면 우리는 영적 비만이라는 결과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는 습관 형성에 우리 시간을 심으면 우리는 건강한 영성, 즉 생명과 기쁨을 누리는 삶의 열매를 거두게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그리스도인의 삶 살아가기’ 같은 크고 무거운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없고 설정해서도 안 됩니다. 오히려 그 목표가 우리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어 중도에 포기하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어제보다 오늘 하나님을 더 사랑하기 위한 건강한 신앙생활을 추구할 것을 권합니다.
그렇게 작고 사소한 신앙생활이 쌓일 때 그것은 영적 습관이 되고 거룩한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 우리의 영혼은 점점 더 부요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돌아보았을 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주님과 가까워진 ‘영적으로 건강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는 놀라운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이 은혜가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정평진 목사·브리지임팩트사역원 대표
◇브리지임팩트사역원은 매년 여름과 겨울,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BIM 캠프(연합 수련회)를 비롯해 청소년 사역자 훈련(청소년 사역 콘퍼런스, 인턴십), 청소년 신앙 콘텐츠 개발 등으로 한국교회를 돕는 다음세대 전문 사역 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