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다시 살아갈 이유 준 주님 은혜로 회복의 여정 걷고 있는 딸

입력 2025-07-19 03:11
딸이 공황 장애 증세를 보인 건 6년 전입니다. 중고교 시절부터 친구 관계와 가정 문제로 우울해하던 아이는 미대 입시 준비 중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딸은 수면제와 항우울제에 의존하게 됐고 약 부작용으로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당시 아이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했던 저는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줬습니다. 딸은 점점 마음의 문을 닫았습니다. 가족과도 단절된 채 방에 자신을 가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맞으며 딸의 고립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하루에 약 스무 알 가까이 복용하더니 자해와 자살 시도까지 했습니다. 결국 학교는 휴학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울며 말했습니다. “엄마, 나 이렇게 살다간 죽을 것 같아. 나 좀 살려줘….” 이 순간 저는 무너졌습니다.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울부짖었습니다. “하나님, 제발 이 아이 좀 살려 주세요….”

처절했던 기도 이후 딸은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였습니다. 스스로 건강식을 챙기고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이도 잠시, 딸은 다시 방으로 숨어들었습니다. 아이가 회복과 후퇴를 반복하는 동안 실망한 저는 하나님께 따졌습니다. “고쳐준 거 아니었나요. 왜 다시 나빠지나요.”

이때 하나님께서 제 눈을 열어줬습니다. 딸의 상태는 단순한 후퇴가 아닌, 이전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회복의 여정이었습니다. 회복은 단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복학을 준비하던 어느 날 전산 오류로 딸의 복학이 무산됐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화부터 냈을 저이지만 그날은 “괜찮아”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회복이 더 중요하니 다음 학기에 하자”고요. 이날 제 마음을 만진 분도, 악화할 수 있던 상황을 막은 분도 하나님입니다.

딸은 음식·게임 중독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삼촌의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거기엔 한국어가 서툰 베트남과 태국 직원이 있었는데 딸은 통역 역할을 맡았습니다. 대인기피증으로 사람 앞에 서기도 어려워하던 아이였는데,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으니 점차 자존감을 회복했습니다.

현재 딸은 무사히 복학했습니다. 예배와 말씀으로 신앙도 회복 중입니다. 죽고 싶다며 울던 아이에게 다시 살아갈 이유를 준 분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변경선 수원제일교회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