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고양아람누리에 홈이 생겼어요”

입력 2025-07-16 01:50
지난해 8월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린 ‘고잉홈프로젝트x손열음’ 공연이 끝난 뒤 손열음(가운데)이 단원들과 함께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고양아람누리 제공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이끄는 ‘고잉홈프로젝트’ 악단이 고양아람누리 상주단체로 첫 무대에 오른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국 출신 음악가와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음악가가 모인 악단은 오는 19일 아람음악당에서 ‘라벨&쇼스타코비치’ 공연을 선보인다.

고잉홈프로젝트는 2022년 6일간의 창단 연주 ‘더 고잉홈위크’를 선보인 후 매년 다양한 공연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무엇보다 지휘자와 음악감독 없이 수평적으로 운영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주목받았다.

손열음은 지난 14일 서면 인터뷰에서 “연주자에게 악기 같은 존재가 악단에겐 공연장으로, 세계 주요 악단은 모두 고유의 음향을 가진 ‘홈 베이스’ 공연장과 함께 성장해왔다”며 “언젠가 우리의 베이스 공연장에서 우리의 소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주단체로서 클래식 관객은 물론 잠재적 관객에게 고양아람누리를 보다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2007년 개관한 고양 아람누리는 오페라극장인 아람극장(1887석), 콘서트홀 아람음악당(1449석), 가변형 소극장인 새라새극장(304석)으로 구성됐다. 아람음악당은 국내 콘서트홀 중에서도 음향이 뛰어나 연주자나 오케스트라의 음반 녹음이 자주 이뤄진다.

손열음은 “2008년 봄 초청 공연 당시 공연장의 울림이 객석까지 전해지던 순간이 너무나 특별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지난해 기획공연 ‘아람 로열 클래식’ 시리즈에 초청받아 공연했는데, 첫 외부 초청 공연이라 악단 구성원들에게 의미가 남달랐다”고 상주단체로서 협업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현재 고잉홈프로젝트에는 스베틀린 루세브(바이올린), 헝웨이 황(비올라), 김두민(첼로), 조성현(플루트), 김홍박(호른) 등 악기별 수석 연주자를 포함, 40명이 정규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해외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 해외 악단에서 활동하다 귀국해 국내 활동 중인 음악가, 한국에서 활동하거나 과거 활동했던 외국인 음악가가 각각 3분의 1 비율을 차지한다.

올해 상주단체로서 3차례 공연한다. 다음 달 23일 ‘2025 고잉홈 더 갈라’는 아람음악당에서, 11월 1~2일 새라새극장에서 ‘고잉홈 프로젝트x새라새 클래식’이 열린다. 손열음은 “11월 공연은 유럽에서 많이 봐왔던 클럽형 콘서트로, 관객들이 따로 정해지지 않은 객석에 자유롭게 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 프로그램에도 애정을 쏟고 있다. 2023년 시작한 ‘고잉홈 아카데미’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서유럽 오케스트라의 인턴십형 아카데미를 모델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손열음은 “상주단체가 된 만큼 이를 보다 발전시키고 싶다”며 “특히 고양과 경기 지역 인재들이 수혜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열음이 고양예고를 찾아가는 프로그램과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와 플루티스트 조성현이 아람누리에서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가 예정돼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