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 추인·비례대표 투표권”… 아슬아슬 黨心 구애

입력 2025-07-16 02:02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정청래(왼쪽 두 번째), 박찬대(세 번째)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이재명정부 초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후보 간 권리당원 표심용 공약 경쟁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비롯해 전략공천 당원 추인제까지 당내에서조차 저항에 부딪힐 만한 굵직한 정당개혁 공약을 쏟아내고 있어 실행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박 후보는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전략공천 당원 추인제 도입, 지구당 부활 등 내용을 담은 정치·정당개혁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임에도 늘 불신과 비판의 대상이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썩기 마련”이라며 “썩은 국회의원의 배지를 국민이 직접 떼어버리는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당대표 시절 제안한 개혁 과제이기도 한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을 임기 중에 유권자들이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제도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제와 비슷하다. 박 후보는 “오래전부터 시행됐지만 있는지도 모르는 자치단체장 주민소환제도 요건을 낮춰 국민의 견제 권한을 정상화하겠다”며 소환 투표 청원 요건 완화, 비례대표 포함 전국 단위 소환 투표 도입 등 개편을 약속했다.


민주당에서 지도부의 성역으로 여겨지는 전략공천 당원 추인제를 꺼낸 것은 박 후보가 처음이다. 박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전략공천은 젊고 유능한 정치 신인의 등용문으로서 긍정적 역할도 하지만 당 지도부의 일방적 결정 탓에 민주주의에 반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며 “당대표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입 가능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도 당원주권 강화를 위해 1인 1표제 도입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 후보는 지난 11일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방문해 “대통령 선거도 총선도 지방선거도 모두 1인 1표인데, 민주정당이라는 민주당에서 권리당원은 1표, 대의원은 17표를 행사하는 것이 과연 민주정당의 모습인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대의원 45명이 갖는 765표는 사실상 의원이 통제하는 표라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이다. 정 후보는 비례대표까지 권리당원이 투표로 뽑도록 하고 올해 연말에는 일명 ‘당원 콘서트’를 열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우수 당원,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등을 시상해 당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의원은 짧고 당원은 영원하다. 당의 주인인 당원이 하라는 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한웅희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