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 울린 북한 인권 개선의 목소리

입력 2025-07-16 03:04

북한이탈주민의날인 14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북한 인권 활동 증진을 위한 국제세미나(사진)가 열렸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자리가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 산하 NGO ㈔한국문화국제교류협회(WIIS·이사장 박흥국 교수)와 크리스천 탈북·남한 청년이 함께하는 비영리 법인 통일마중(TIMJ·대표 주일룡)이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엔 아프리카 시민사회 지도자와 인권 전문가, 탈북민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세미나에서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논의를 거쳐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공동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 규탄, 보편적 인권 수호 촉구, 국제 연대 강화, 인권 교육 및 청년 참여 증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탈북 청년 주일룡 TIMJ 대표는 “북한과 유사한 처지에 있는 아프리카 시민사회가 인권을 외치는 것은 국제사회에 북한 문제를 환기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대에 생계를 위해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강제북송돼 수차례 고문을 겪은 여성 김보빈씨 증언도 이어졌다. 2012년 재탈북에 성공한 그는 “끔찍한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존재로 버텼다”며 “생명권과 성적 자기결정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북한 여성들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세미나는 18일 가나에서도 열린다. 세미나 전 과정은 탈북민 출신 김규민 감독이 동행 촬영해 다큐멘터리로 만들 예정이다. 박흥국 WIIS 이사장은 “이번 세미나가 아프리카 국가들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