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극한 대치로 파행을 거듭했다. 배 후보자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외산 인공지능(AI)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2~3년 안에 한국형 소버린 AI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힘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14일 ‘방송3법’ 통과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배 후보자 청문회장 좌석에 ‘최민희 독재 아웃’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붙였다. 이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자 최민희 위원장은 산회를 선포하고 퇴장했다. 이후 개회와 정회가 반복되며 청문회는 오전 내내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오후 1시 속개된 청문회에서 배 후보자는 AI 3대 강국 도약과 연구개발(R&D) 체계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AI 생태계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국가 AI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 시절 삭감된 R&D 예산 등과 관련해서도 정부 투자 체계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연구요원 시절 석·박사 과정을 밟는 등 부실 병역복무 논란에 대해서는 당시 재직했던 회사와 병무청의 승인을 받았으며 “복무 기간 일에 충실했다”고 해명했다. 대체복무 중 받은 연봉이 직원 평균보다 높다는 지적에는 “업체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아 일당백 역할을 했고, 이 때문에 인센티브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해수부 이전 계획 관련 질의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전 후보자는 “해수부 부산 이전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이를 마중물로 삼아 주요 해운기업까지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해수부 부산 이전을 두고는 해수부 내부를 비롯해 세종시와 인천시까지 반발하는 상황이다. 전 후보자는 이에 대해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세종 행정도시를 완성하는 데 역행하거나 국가 균형 발전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며 “해수부 부산 이전 효과가 (부산에 외청을 두는 방안보다)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박선영 김판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