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서명기 남용’ 반박한 바이든 “트럼프 거짓말쟁이”

입력 2025-07-14 18:47
AP연합뉴스

조 바이든(82·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인지 기능 저하로 국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임기 말 사면 등의 사안에 자동서명기를 남용했다는 의혹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대통령이 전화 인터뷰에서 “사면과 관련된 모든 결정은 내가 내렸다. 내가 구두로 분명하게 결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공화당 인사들도 거짓말쟁이”라며 “그(트럼프)가 얼마나 깊이 앙심을 품고 있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은 임기 말 사면·감형 과정에서 자동서명기를 이용한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이 회의에서 승인을 했고 참모진이 자동서명기를 이용해 사면장에 서명하는 방식이었으며 사면·감형 대상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이 방식을 썼다고 해명했다.

NYT는 국립문서보관소가 바이든 행정부의 사면 조치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 제출한 수만건의 이메일 중 수십건을 입수·분석한 결과 바이든이 회의에서 구두로 사면 결정을 내리면 문서 담당 비서관인 스테파니 펠드먼이 사면장을 자동서명기에 넣는 식의 절차가 있었다고 전했다.

자동서명기는 서명이 필요한 문서에 자동으로 서명해주는 기계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사용해 왔다. 트럼프는 지난 3월 취재진에 “난 (편지 같은) 중요하지 않은 서류에만 자동서명기를 썼다. 바이든이 사면장에 자동서명기를 쓴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초 바이든의 임기 말 자동서명기 남용과 이를 은폐한 참모진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