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자제하라더니”… 말뿐인 오송 참사 추모

입력 2025-07-14 19:02 수정 2025-07-14 19:03
술자리 논란 초래한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의원들. 독자 제공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2주기 추모기간에 김영환 충북지사와 김현기 청주시의장 등 5명이 술을 겸한 간담회를 가져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청주의 한 식당에서 김 의장 등과 함께 만찬을 가졌다. 공개된 사진에는 소주 3명과 맥주 2병이 테이블에 올려 져 있었다. 한 청주시의원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이 사진을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당초 이날 모임은 오후 5시30분에 약속이 돼 있었으나 도정 현장 방문이 있었던 김 지사는 1시간 정도 늦게 합류했고 1시간 정도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충북 돔 구장 건립과 오송역 선하공간 활용 등 도정 현안에 대해 청주시의회의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 의장은 “한 달 전에 약속한 저녁 모임이고 소주 두세 병 정도를 마셨다”며 “술을 흥청망청 마셔대던 분위기는 아니었고 아무리 추모기간이라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청주시의회에 돔 구장 건립과 오송역 선하공간 활용 등 도정 현안에 대한 설명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부적절한 상황에 대해 도민들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김병태 충북도대변인이 전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 7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오송 참사 2주기 추모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전 직원들은 추모 리본을 착용하고 회의나 각종 행사 전 묵념을 진행하도록 하는 등 조직 내부부터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또 추모 기간 음주를 겸한 회식이나 유흥성 모임은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김 지사는 자신이 직접 선포한 오송 참사 2주기 추모기간에 술자리를 갖는 등 겉과 속이 다른 행동으로 도민들을 실망시켰다”며 “상당히 부적절한 행동이었고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