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1년5개월 만에 “전원 학업 복귀”

입력 2025-07-13 18:47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윤웅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1년5개월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의대생과 정치권은 정부에 수업 복귀를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사실상 학사 유연화나 별도 교육과정을 요구한 것이어서 조기 복귀한 의대생과의 형평성 논란 등 진통이 예상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함께 발표한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입장문’에서 수업 복귀를 공식화했다.

의대협은 “지난 정부 때 잃어버린 신뢰 관계를 (현재 여권 등과) 장기간 대화하며 회복해 왔다”며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의과대학 교육 및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의대생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의대협은 “여러 단위(지부 등)들의 협조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를 말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과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김택우 의협회장 등은 정부에 “의대생들이 교육에 복귀할 수 있도록 종합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전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초래된 의료 현장의 피해 복구와 중장기적인 교육 및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당사자 참여를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의대생들은 올해 정부가 설정한 복귀 시한을 넘겼다. 이 때문에 전국 40개 의대에서 8305명의 유급이 확정된 상태다. 의대 학사 일정은 1년 단위로 이뤄져 올해 1학기 유급 조치를 받았으면 내년에야 복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의대생들이 2학기 수업에 복귀하려면 정부, 대학 당국과 의대들의 별도 대책이 필요하다.

의대 교육 현장에서는 2024년 입학생과 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이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2026학번까지 들어오기 때문에 ‘트리플링’이 현실화될 수 있다.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다만 2024~2026학번은 교양 중심의 예과 수업을 받기 때문에 학사 파행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직 전공의 복귀 움직임도 가시화되는 흐름이다. 정치권과 의협은 공동 입장문에서 “전공의 수련 재개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국회, 의료계는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실무 논의를 신속히 진행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