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경색은 증상 발생 4.5시간 안에 뇌혈관을 막은 혈전(피떡)을 녹여 없애 좁아진 혈관을 신속히 뚫는 치료가 필요하다. 해당 치료만으로 30% 정도의 환자는 증상 호전이나 후유 장애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의료계에선 이런 정맥 내 혈전 용해제로 ‘알테플라제(tPA)’라는 약물이 쓰인다.
최근 대한뇌졸중학회가 이보다 강점이 많은 치료약의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학회는 입장문을 내고 뇌경색의 초급성기 치료제 ‘테넥테플라제’의 빠른 국내 도입을 촉구했다.
해당 약은 기존 tPA의 개량 약물로 투약 방식이 단순하고 작용 시간은 길며 출혈 부작용은 적은 게 특징이다. 2003년부터 심근경색 환자에게는 사용되고 있다. 학회는 “tPA보다 반감기가 길고 혈전 용해력이 강하기 때문에 5~10초간 한 번의 일시 주입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치료 과정의 간소화 및 시간 절약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밝혔다. 기존의 tPA는 전체 용량의 10%를 1분 동안 정맥에 일시 주입하고 이후 90%를 1시간 투약하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 제한이 있었다. 테넥테플라제는 유럽 호주 태국 중국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승인돼 사용 중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이 이뤄졌으나 진료 현장에서 언제 투약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학회는 이달 초 공식 국제 학술지(임상 신경학 저널)를 통해 뇌경색에서 해당 치료제 투약의 필요성과 임상석 근거를 제시했다. 배희준 서울대의대 신경과 교수는 14일 “테넥테플라제를 사용하게 될 경우 우리나라 뇌경색 환자들의 예후 호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뇌경색 환자의 약 10%가 정맥 내 혈전 용해술 치료를 받는다. 연간 신규 발생 뇌졸중 환자가 11만~15만명으로 추산되며 그중 80% 정도가 뇌경색인 점을 감안할 때 매년 약 8000~1만명이 해당 치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