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협상서 돈 얘기만 하면 매몰된다”… 대통령실, 통상+안보 ‘홀패키지’ 확인

입력 2025-07-13 18:46

대통령실은 “미국과 돈 얘기만 하면 매몰된다”며 한·미 협상 시 통상 문제뿐 아니라 안보·동맹 관계까지 ‘홀(whole·전체) 패키지’로 협상해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협상에서 상대국과의 관계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표 ‘실용외교’라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협상 패키지에 포함하지 않았고, 협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3일 통화에서 “돈 얘기를 하다 보면 돈 얘기에만 매몰된다”며 “관세 협상을 진행하더라도 ‘큰 관점’을 잃어선 안 된다는 게 이 대통령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협상은 미국에 제안한 ‘홀 패키지’는 물론 동맹의 미래까지 감안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통상·투자·구매·안보 ‘패키지’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협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이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이 ‘관세 몇 퍼센트’ 같은 수치적 측면에 매몰되는 방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과도 ‘과거사를 논의하더라도, 현재·미래의 협력 대상국이란 관점을 잃지 않는다’는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며 “상대국과의 관계성이란 기반 위에 모든 것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전작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의가 시작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위 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전작권 환수는 장기 현안이지만, 협의가 개시된 적 없다. 협상 패키지에 포함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단순 사실 확인만 이뤄졌다고 한다. 위 실장은 “NSC는 점검 회의라 관세도, 전작권도 단지 ‘점검’만 했다. 어떤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니다”고 말했다. 전작권을 환수하려면 국방비 인상을 통한 국방력 강화가 필요하고, 결국 ‘패키지’와 필연적으로 연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위 실장은 “나중에는 협상에 언급될 수 있겠다.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4~17일 유럽연합(EU)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단장으로, 전현희·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단원으로 하는 특사단을 파견한다. 프랑스(15~18일)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단장)과 민주당 한병도·천준호 의원으로 편성됐다. 영국(16~19일)은 민주당 추미애(단장)·최민희·박선원 의원, 인도(16~19일)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단장), 민주당 송순호 최고위원, 이개호 의원으로 구성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