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석화 수사’ 내란특검… ‘사실확인 집중’ 김건희특검

입력 2025-07-14 02:04
웰바이오텍 전 대표 구모씨가 13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윤웅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이 지난달 12일 특별검사 임명 한 달 만에 각 수사를 본궤도에 올렸다는 분석이다. 윤 전 대통령을 재구속한 내란 특검이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김건희 특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을 동시다발로 수사하며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채해병 특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내란 특검을 이끄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수사준비기간 20일 중 단 6일만 사용한 채 지난달 18일 곧장 수사를 개시했다. 구속기간 만료가 임박했던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피의자의 구속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의 추가구속을 끌어낸 내란 특검은 곧장 윤 전 대통령으로 칼끝을 돌렸다. 한 차례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윤 전 대통령을 두 차례 소환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지난 10일 수사개시 22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을 재구속했다.

내란 특검은 향후 계엄 명분을 쌓으려고 평양 무인기 침투를 통한 북한 도발을 유도했다는 외환죄 의혹과 계엄 동조·방조 의혹을 받는 국무위원 조사 등에 수사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다만 앞선 수사에서 검찰이 기소하지 못한 영역인 데다 외환 혐의 적용의 경우 법리적으로 규명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법조계 평가가 나오는 만큼 특검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김건희 특검은 곧바로 수사정점을 치고 들어간 내란 특검과는 다른 수사 스타일을 보인다. 김 여사 관련 제기된 의혹이 워낙 광범위한 터라 주요 의혹들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일단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지난 3일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첫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명태균씨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2020년 국회의원 선거와 이듬해 재보궐 선거,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지방선거, 지난해 4·10 총선까지 국민의힘 공천 과정을 샅샅이 훑는 중이다. 최근에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표현되는 김모씨를 둘러싼 대기업 투자 의혹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채해병 특검은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첫 단추 격인 ‘VIP 격노설’ 조사에서 진척을 보이고 있다.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윤 전 대통령이 초동조사 보고를 받고 역정을 냈다는 점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을 바꾸면서다. 채해병 특검은 또 다른 수사 갈래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도 연루된 만큼 채해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간 공조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