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방만경영’과 ‘귀족노조’ 등을 이유로 2013년 폐쇄한 진주의료원의 재설립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경남도는 최근 서부청사에서 ‘경상남도 서부의료원 설립 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었다. 도는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민관협력위원과 서부권 시군 보건소장 등 참석자들에게 기본설계 내용에 대한 의견을 듣고, 서부의료원 접근성 향상 등 도·시군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경남도 서부의료원은 경남 우주항공 국가산업단지 진주지구 중심에 지하 1층, 지상 7층,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총 18개 진료과목과 8개 전문센터를 운영해 서부경남의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한다.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부지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진행 중인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완료되면 내년 하반기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2029년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정식 개원할 예정이다.
다만 2020년 기준 공사비를 반영해 확정된 총사업비는 물가상승 등 현실화된 공사비 반영을 위해 상당한 증액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는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 증액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사업비 지원을 건의할 방침이다.
현 정부 정책공약에는 ‘진료권 중심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이 포함돼 있어 경남 도내 5개 진료권 중 유일하게 지역책임의료기관이 없는 진주권 서부의료원 설립은 타당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중인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도완 경남도 보건의료국장은 “서부경남 지역민들의 염원이자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희망이 보고회를 통해 가시화됐다”며 “수렴된 의견을 설계에 추가적으로 반영해 지역민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공공의료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지난 2013년 의료원 노조와의 충돌 등 논란 끝에 진주의료원을 전격 폐쇄조치했다. 홍 전 지사 특유의 독불장군식 폐쇄결정은 당시 공공의료 서비스와 복지 논쟁으로 번져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이후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경남 지역 병상 부족 사태와 함께 서부의료원 재설립 움직임이 확산됐다. 당시 영남 지역 중 진주 지역에 대형 지역거점 공공의료시설이 없어 거창과 합천 등 서부 취약지역에서는 코로나 환자 이송에만 마산의료원까지 1시간30분이 소요되는 문제를 겪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