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전반기가 역대급 흥행 속에 막을 내렸다. 전통 인기 구단들의 동반 선전이 관중몰이에 불을 지폈다.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전반기 종료를 하루 앞둔 9일 기준 2025 KBO리그 누적 관중은 750만4478명으로 집계됐다. KBO리그는 전반기 최초이자 역대 최소 405경기 만에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088만7705명으로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던 KBO리그는 올해 1200만 관중 달성을 넘보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았다. 류현진 문동주 김서현 등 국내 투수들도 제 몫을 다하며 강력한 마운드의 위용을 뽐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로 이뤄진 ‘엘롯기’ 동맹의 선전도 리그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이들 팀은 나란히 전반기 2∼4위에 올라 프로야구 44년 역사상 처음으로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을 내다보게 됐다.
LG는 개막 22경기 기준 역대 최고 승률(0.818)을 경신하는 압도적 기세를 보이다 지난달 주춤했다. 이후 전열을 재정비한 끝에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개막 전 5강 후보에 들지 못했던 롯데는 이변을 일으켰다.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라는 자조 섞인 꼬리표를 떼고 여름까지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김태형 감독 체제 2년 차를 맞아 조직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졌으나 전반기 막판 상승세를 타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중위권 경쟁도 치열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부터 8위 NC 다이노스까지 격차가 2경기에 불과하다. 6위 KT 위즈와 7위 삼성 라이온즈까지 4개 팀이 후반기 5강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위권 팀들은 아쉬움이 큰 전반기였다. 9위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감독이 지난달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리빌딩 작업에 착수한 키움 히어로즈는 세대교체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며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 위기에 처했다.
각 구단은 올스타 휴식기를 기점으로 전열 재정비에 나선다. 사령탑들은 부상 선수 복귀와 더불어 본격적인 체력전이 시작되는 8월이 시즌 순위 싸움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