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폭풍 같은 개혁”, 박찬대 “칼·붓 함께 쥘 것”

입력 2025-07-11 02:02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이 10일 충북 청주의 충북도당 대회의실에서 지역 핵심 당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박찬대 의원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친명(친이재명) 인사인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10일 나란히 차기 당대표 후보로 등록하며 본격적인 ‘명심’ 대전 막이 올랐다. 후보 등록을 마친 정 의원은 유튜브로 국민보고대회를 열어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고, 박 의원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세를 과시했다. 다음 달 2일 열리는 전당대회는 사실상 누가 더 ‘찐명’인지를 가르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선의 정 의원은 후보 등록 당일 첫 일정으로 ‘유튜브’를 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출마를 연상시키듯 후보 등록 서류는 대리인을 통해 제출했고, 자신은 충북 청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정 의원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며 “싸움은 제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언론·사법 개혁은 임기 초 3개월 안에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박 의원은 직접 당사에서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유능한 개혁정치를 실현하는 강한 민주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칼처럼 벼린 말로 싸움만 하기보다 칼과 붓을 함께 쥘 줄 아는 대표가 되겠다”며 “개혁을 흔드는 세력 앞에선 단호한 칼과 방패가 되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설계할 땐 붓으로 방향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두 의원 모두 ‘명심’과 ‘당원 주권’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난 3년간 이 대통령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사선을 넘었다”며 “민심, 당심, 천심이 곧 명심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1인 1표제, 전당원투표제 상설화 등 당원권 강화를 약속했다.

박 의원도 “대통령과 정부가 내딛는 발걸음에 정확히 맞추는 여당을 만들 자신이 있다”며 “이 대통령과 함께 당심, 민심, 명심이 하나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당원이 국회의원 오더를 받는 존재로 폄훼되지 않도록 진정한 당원주권 정당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판세는 박빙으로 관측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은 당원 지지세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역 의원 지지세는 박 의원이 다소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 대통령 의중이 향하는 쪽으로 당심이 기울 것이란 관측이지만 이 대통령은 당내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 순으로 순회경선을 진행한다. 최종 결과는 다음 달 2일 서울·강원·제주 순회경선을 마친 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임시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국민 여론조사 30%가 반영된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에는 친명 초선인 황명선 의원만 출마했다.

김판 한웅희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