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친명(친이재명) 인사인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10일 나란히 차기 당대표 후보로 등록하며 본격적인 ‘명심’ 대전 막이 올랐다. 후보 등록을 마친 정 의원은 유튜브로 국민보고대회를 열어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고, 박 의원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세를 과시했다. 다음 달 2일 열리는 전당대회는 사실상 누가 더 ‘찐명’인지를 가르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선의 정 의원은 후보 등록 당일 첫 일정으로 ‘유튜브’를 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출마를 연상시키듯 후보 등록 서류는 대리인을 통해 제출했고, 자신은 충북 청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정 의원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며 “싸움은 제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언론·사법 개혁은 임기 초 3개월 안에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박 의원은 직접 당사에서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유능한 개혁정치를 실현하는 강한 민주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칼처럼 벼린 말로 싸움만 하기보다 칼과 붓을 함께 쥘 줄 아는 대표가 되겠다”며 “개혁을 흔드는 세력 앞에선 단호한 칼과 방패가 되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설계할 땐 붓으로 방향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두 의원 모두 ‘명심’과 ‘당원 주권’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난 3년간 이 대통령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사선을 넘었다”며 “민심, 당심, 천심이 곧 명심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1인 1표제, 전당원투표제 상설화 등 당원권 강화를 약속했다.
박 의원도 “대통령과 정부가 내딛는 발걸음에 정확히 맞추는 여당을 만들 자신이 있다”며 “이 대통령과 함께 당심, 민심, 명심이 하나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당원이 국회의원 오더를 받는 존재로 폄훼되지 않도록 진정한 당원주권 정당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판세는 박빙으로 관측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은 당원 지지세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역 의원 지지세는 박 의원이 다소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 대통령 의중이 향하는 쪽으로 당심이 기울 것이란 관측이지만 이 대통령은 당내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 순으로 순회경선을 진행한다. 최종 결과는 다음 달 2일 서울·강원·제주 순회경선을 마친 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임시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국민 여론조사 30%가 반영된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에는 친명 초선인 황명선 의원만 출마했다.
김판 한웅희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