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강원도의 한 하천 다리 아래에서 인근에 사는 중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학생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 무더위를 식히려고 친구들과 강에 들어갔다가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경남에서는 중학교 2학년생이 계곡물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불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강원도에서도 부모님과 계곡을 찾은 초등학생이 발을 헛디뎌 물에 빠져 사망했다.
폭염 시기가 빨라지면서 청소년 물놀이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해수욕장과 계곡, 강, 저수지 등 곳곳에서 사고가 터지고 있어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가 10일 집계한 학생 물놀이 사고 현황을 보면 지난달 4명, 이달 들어 1명이 사망하거나 의식불명에 빠졌다. 본격적인 방학·휴가철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지난 한 해 전체 익사자(4명)를 넘어섰다. 가장 최근 사고는 지난 5일 있었다. 경남에서 고교생이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고,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알려졌다.
교육 당국은 개장 전 해수욕장 등에는 안전요원이 없어 청소년들에게 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4일 제주도의 한 해수욕장을 찾은 중학생이 바닷가 바위 위에서 놀다가 파도에 휩쓸렸고, 결국 사망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당시 해수욕장은 개장 전이어서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지 않았다. 올해 첫 학생 사망 사고였다.
교육부는 학교 정규 수업이 끝나고 무더위를 피해 학생끼리 물놀이를 가면 사고 위험이 높다고 우려한다. 학생끼리만 가면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교육 당국에 보고된 학생 익사 사고는 모두 19건이었다. 사고 원인을 분석해보면 ‘안전 부주의’가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수영 미숙’이 4건, 급류나 높은 파도에 휩쓸린 사례가 2건이었다. 올해 발생한 사고 5건 역시 대부분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중학생들의 익사 사고가 많은데 부모 통제를 벗어나는 시기여서 교육 당국과 학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학생 물놀이 사고가 이어지자 지난 8일 시·도교육청 학생 안전 담당 과장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여름방학에 들어가기 전에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물놀이 안전, 폭염 대응, 화재 사고 등을 주제로 ‘계기 수업’(공식 교육과정과 달리 사회적 이슈나 사건 등을 가르치는 별도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학부모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최용하 교육부 교육안전정책과장은 “학생끼리 안전요원이 없는 해수욕장이나 계곡, 저수지, 강 등에 놀러 가면 위험할 수 있다”며 “방과 후에는 학교가 관리하기 어려우니 학부모들도 학생들이 여름을 안전하게 보내도록 교육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