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천하’ 웹브라우저 시장 도전하는 AI기업들

입력 2025-07-11 00:27

구글 ‘크롬’이 점령하고 있는 웹브라우저 시장에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AI 기반 웹브라우저 ‘코멧’을 출시했고, 오픈AI도 조만간 자체 웹브라우저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여러 AI 모델을 사용해 검색할 수 있는 네이버 ‘웨일’이 서비스되고 있지만 낮은 시장 점유율이 우선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퍼플렉시티는 웹브라우저 코멧을 월 200달러의 ‘퍼플렉시티 맥스’ 요금제 이용자 대상으로 선공개한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멧은 퍼플렉시티의 AI 검색 엔진이 기본값으로 설정됐다. 퍼플렉시티의 새 AI 에이전트(비서) ‘코멧 어시스턴트’가 탑재돼 이메일, 일정 관리, 웹 검색 등을 자동화했다. 검색만 가능했던 기존 웹브라우저의 기능을 확장해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퍼플렉시티는 “코멧은 인간의 지능을 극대화하는 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웹브라우저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오픈AI가 챗GPT와 대화하는 방식의 새 웹브라우저를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웹브라우저 개발을 위해 지난해 크롬 개발 초기 구성원이었던 구글의 부사장급 임원 2명을 영입한 바 있다. 오픈AI가 구상 중인 웹브라우저는 검색 후 웹사이트로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챗GPT와 유사하게 검색 내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퍼플렉시티 코멧과 유사하게 웹브라우저를 통해 예약이나 이메일 작성 등을 AI가 돕는 식으로 활용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오픈AI와 퍼플렉시티의 웹브라우저가 크롬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크롬이 68%로 압도적 1위다. 애플 사파리가 16%로 뒤를 이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5%, 파이어폭스와 삼성인터넷은 2% 수준에 그쳤다. 크롬의 높은 검색 점유율은 구글의 광고 매출로 이어진다. 크롬은 사용자의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광고를 타겟팅하고, 이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산 웹브라우저의 경우 AI 활용성을 높이면 시장 재편을 모색해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네이버는 올해 초 자체 웹브라우저 웨일에 검색엔진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질문을 넣으면 네이버 클로바X뿐 아니라 챗GPT, 퍼플렉시티 등에 연동돼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웨일의 국내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10% 안팎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