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입력 2025-07-11 03:03 수정 2025-07-11 11:03

성경에는 그리스도인을 표현하는 여러 은유가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우리를 ‘세상의 소금’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단지 정체성의 선언이 아니라 천국 시민으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강조합니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그리스도인의 본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라는 이 말씀 속에서 교훈을 나누고자 합니다.

예수님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 하신 것은 이미 세상이 썩고 타락해 있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부패하지 않은 곳에는 소금이 필요 없습니다. 소금은 살아 있는 것보다 이미 죽었거나 부패한 것에 뿌리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도덕이 무너지고 양심이 무뎌진 시대입니다. 음란과 폭력, 마약과 살인이 일상처럼 벌어지고 신앙은 액세서리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도자 D L 무디는 “교인 중 90%는 가짜”라고 했습니다. 진짜 그리스도인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19세기 말 일부 사상가들은 20세기를 지상 낙원의 시대라 기대했습니다. 의학이 발전하고 전쟁이 사라지고 교육으로 악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무너졌고 우리는 지금 더 심각한 타락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은 반드시 소금의 맛을 내야 합니다.

맛이 없는 교회, 싱거운 신앙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미지근한 신앙은 주님 앞에서 책망받을 뿐입니다. 맛이 있는 신앙이란 어떤 것일까요. 저는 과거 전남 지역에 살면서 홍어회를 자주 접했습니다. 그 독특한 맛은 부패 속에서 숙성되는 과정을 거쳐야 나옵니다. 맛은 그냥 생기지 않습니다. 말씀도 교회도 성도의 삶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어야 참된 맛이 납니다.

소금의 본질은 부패를 막고 맛을 더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도 세상 속에서 타락을 방지하고 공동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여야 합니다. 교회에는 세 부류 신자가 있다고 합니다. 세상을 외면하고 자신만 신앙생활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세상과 타협해 신앙의 색을 잃은 사람. 세상에 들어가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 주님은 우리에게 셋째 부류, 참된 신자가 되길 원하십니다. 교회 안에만 머무는 소금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그 기능을 감당하는 소금이어야 합니다. 미국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는 “인간은 수직적으로는 하나님을 향하고 수평적으로는 이웃을 향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세워질 때 이웃에게도 진정한 소금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소금은 녹아야 짠맛을 냅니다. 그릇 속에만 있는 소금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합니다. 재료에 들어가 부서지고 깨어지고 녹아야 본래 기능을 발휘합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2장 24절에서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온전히 부서짐으로 인류를 위한 생명의 길을 여셨습니다.

세상의 소금으로서 짠맛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명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부패한 세상 가운데 소망이 되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도구가 되길 소망합니다. 오늘도 세상 속에서 소금 맛을 내며 승리하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정옥균 목사 (등림교회)

◇등림교회는 경남 창녕군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교회입니다. 담임 정옥균 목사는 시골 마을에서 목회하는 이장 목사입니다. ‘회개 용서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생활을 목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