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왕 사자 감추고 싶은 비밀

입력 2025-07-11 00:11

동물의 왕 사자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작고 가는 울음소리였다. 다른 동물에게 들킬까 봐 항상 전전긍긍했다. 매일 아침 우렁차고 힘 있는 목소리를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백일이 지나고 연못을 지나는데 개구리 소리를 들었다. “나보다 소리가 크네.” 화가 난 사자가 입을 크게 벌리자 개구리 소리가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염소 소리, 까마귀 소리를 차례로 먹어치웠다. 소리를 너무 많이 먹어서인가. 사자는 배가 아파 데굴데굴 굴렀다. 벌새에 조언을 듣고 배에 힘을 주자 트림이 나왔다. 꺼어억크헝. 우렁찬 소리였다. 그때부터 동물들은 겁에 질려 모두 도망치기 시작했다.

2016년 볼로냐 국제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고혜진 작가의 신작이다. 누구에게나 콤플렉스는 있다. 아무리 완벽할 거 같은 이에게도. 크든 작든 감추고 싶은 비밀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