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피하니 청약 경쟁률 688대1… 성동·영등포 등 시세 차익 기대감 고조

입력 2025-07-10 00:21
연합뉴스

서울 성동구와 영등포구에서 진행되는 아파트 청약에 1만~2만여명이 몰렸다. ‘대출 한도 6억원’ 규제를 아슬아슬하게 피한 데다 수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서울 성동구 오티에르 포레의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이 688.1대 1을 기록했다. 총 40가구를 모집하는 데 2만7525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분양 단지 중 역대 최대 경쟁률을 보인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의 1순위(경쟁률 1025.5대 1) 청약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단지는 가장 작은 면적인 39㎡의 분양가가 11억6240만원이고, 국민 평형인 84㎡는 24억원이 넘는다. 높은 분양가에도 많은 예비청약자가 몰린 건 10억여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될 뿐 아니라 6.27 대출 규제 시행 전에 공고가 나면서 규제 적용을 피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이상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84㎡ A타입은 경쟁률이 1657대 1로 가장 높았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영등포구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 청약에도 1만5000여명이 몰렸다. 83가구가 공급되면서 평균 경쟁률은 191.3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 기준 15억~16억원대의 높은 분양가에도 주변 시세보다 약간 낮은 가격과 6.27 대출 규제 비적용 단지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오는 14일에 무순위 청약이 진행되는 송파구 위례리슈빌 퍼스트 클래스도 10억원대 시세차익이 예상되면서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기존 가구의 불법행위로 청약이 해약돼 나온 것으로, 전용 105㎡ 1가구가 9억2548만원에 분양된다. 대출 규제 적용 대상인데도 시세보다 크게 낮은 분양가로 많은 예비청약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청약시장은 입지 경쟁력에 따라 초양극화가 예상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로 자금력이 중요해진 만큼 가격과 입지 경쟁력이 높은 곳에는 수요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곳은 미분양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묻지마 청약’이 어려워진 대신 전매가 가능한 비규제지역 단지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