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또 연고점 뚫었다…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

입력 2025-07-09 18:33
9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8.79포인트(0.6%) 상승한 3133.7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6.12포인트(0.78%) 오른 790.36으로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설치된 주가지수 현황판. 연합뉴스

코스피가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도 연고점을 경신했다. 여당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발의가 지수의 추가 상승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관세 발언도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학습 효과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0% 오른 3133.7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기록한 연고점(3116.27)을 재차 경신했다. 2021년 9월 17일(3140.51) 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원 오른 1375.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과 지주사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자사주를 취득 후 1년 이내에 소각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부국증권(29.90%) 롯데지주(20.96%) 한세엠케이(19.97%) 티와이홀딩스(11.32%) 등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상장사가 동반 급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430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250억원, 580억원 순매도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정부·여당의 증시 부양책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증시로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하면서 구리 가격이 오르자 대한전선(2.10%)과 서원(2.83%) 등 관련주가 상승했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인 삼성전자(-1.63%)와 SK하이닉스(-0.35%) LG에너지솔루션(-0.65%) 등은 외국인의 차익 실현과 관세 부과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이어가지만 국내 증시는 타코 기대감이 아직까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산 수입품 25% 관세 부과 발언을 오히려 관세 상한선을 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