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헛소리만 한다” 맹비난… 우크라 무기 지원 재개

입력 2025-07-09 18: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온갖 헛소리(bullshit)를 해 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쳇바퀴를 돌자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푸틴에게서 온갖 헛소리를 많이 들어 왔다”며 “그는 우리에게 늘 친절하게 굴었지만 결국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전날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재개 의사도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푸틴에게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며 “푸틴이 너무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일부 방어용 무기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시사했다. 이 제재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관세나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트럼프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현재 상원에서 80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2기 취임 이후 푸틴과 여러 차례 통화하며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자 푸틴을 향한 비판 강도도 조금씩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지난 3일 푸틴과 1시간 이상 통화하며 휴전을 촉구했지만 푸틴은 이를 거부했다. 이튿날 러시아는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를 사상 최대 규모로 공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8일 발언을 두고 “푸틴과 트럼프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신호”라며 “트럼프는 이제 푸틴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주요 걸림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그렇게 많은 돈을 준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든 아니든,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매우 용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취임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에 줄곧 양보를 요구했고,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심한 모욕을 주기도 했다.

푸틴과 관계가 멀어진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지대공미사일 체계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 2명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1세트를 추가로 보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육군은 명령을 받는 즉시 제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패트리엇 1세트는 요격용 미사일 여러 발과 발사대 2~3대, 레이더 1대, 지휘통제소 1대로 구성된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지원받은 패트리엇 7~8세트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트럼프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많은 수량의 주요 무기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