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웨어러블 로봇, 대한항공 정비 현장 첫 투입

입력 2025-07-10 00:27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이 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된다. 가장 먼저 이 장치를 활용하는 곳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정비고다. 내년부턴 수출을 본격화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인천 중국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고에서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 전달식을 가졌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사업화 계획을 발표한 뒤 가장 먼저 투입되는 현장이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가 조끼처럼 입으면 어깨나 팔꿈치 등 상완 근력을 보조해 준다.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이른바 ‘윗보기 작업’에 유용하다. 무거운 공구나 부품을 들었을 때 어깨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를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 작업자의 업무 능력을 끌어올리고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동 모터 없이 무동력으로 작동해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다. 조끼만 따로 분리해 세탁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엑스블 숄더를 항공우주사업본부의 군용기·민항기·도심항공교통(UAM)·우주 발사체·스텔스 항공기 등을 조립·정비하는 현장에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높은 기체를 다뤄야 하는 정비 업무 특성상 엑스블 숄더 도입으로 작업자의 부상 위험과 피로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정현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상무는 “항공기 조립·정비 안전과 품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엑스블 숄더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전 계약한 계열사와 국내 제조 기업에 엑스블 숄더를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건설·조선·농업 등 산업군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내년부턴 유럽·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커스토머 마켓 인사이트는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해 24억 달러에서 2033년 13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하는 ‘엑스블 웨이스트’와 보행 약자의 재활을 돕는 ‘엑스블 멕스’도 개발 중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