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값싸고 이동 편리… ‘포터블’에 꽂힌 캠핑족

입력 2025-07-10 02:22

최근 가전 업계에서 각광받는 키워드 중 하나가 ‘포터블’(휴대용)이다. 포터블 제품은 부담 없는 가격과 짧은 교체 주기가 특징으로 젊은 소비층의 선호도가 높다. 이동성이 뛰어나 좁은 실내 공간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캠핑 같은 레저용으로도 적합하다. 가전 업계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맞춰 제품 소형화에 집중하고 있다.

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캠핑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634만명이다. 2021년(523만명)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21%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캠핑 관련 소비 규모는 6조9000억원으로 그 전년(5조2000억원)에 비해 약 33%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작된 캠핑 바람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 업계는 캠핑 이용자 수 증가세에 발맞춰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기업 간 경쟁이 불붙은 제품군은 휴대성과 다기능성을 지닌 포터블 스크린이다. 실내에서 사용하던 스크린을 그대로 캠핑장으로 가져와 영화를 시청할 수 있고, 전기 없이도 사용이 가능해 캠핑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리모컨 없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기능도 갖추고 있어 편리성이 높다.

LG전자는 최근 포터블 스크린 스탠바이미고(Go)를 출시했다. 서류가방과 같이 생긴 캐리백 안에 모니터, 스탠드, 스피커, 내장 배터리 등을 탑재한 일체형 제품이다. 캐리백 사이즈는 가로 67㎝, 세로 43.3㎝로 들고 이동하기에 무리가 없는 크기다.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 최대 3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어 캠핑장에서 영화 한 편을 완주하기에 충분하다. 좁은 원룸에서 사용한다면 1인 식탁에 올려두기에 알맞고 사용하지 않을 때 침대나 옷장 밑에 넣어두면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포터블 스크린의 하나로 분류되는 빔프로젝터에 공들이고 있다. 올해 짧은 투사거리를 특징으로 하는 초단초점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5’를 출시했다. 초단초점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프로젝터를 스크린이나 벽 가까이에 두고도 큰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일반 프로젝터는 100인치 화면을 만들기 위해 3~4m 정도 뒤에서 투사해야 하지만 초단초점 프로젝터는 20~50㎝ 앞에서도 100인치 화면을 만들 수 있다. 더 프리미어 5를 사용하는 캠핑객들은 좁은 텐트 공간에서도 대형 화면을 구현해 영화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LG전자도 지난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초단초점 기능을 갖춘 ‘LG 시네빔 쇼츠’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제품과 마찬가지로 짧은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투사할 수 있고, 정면에서 보면 손바닥만 한 크기로 이동과 배치가 자유롭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과거에는 대용량 위주의 가전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경량, 무선, 다기능의 특징을 지닌 가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