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남선생 류수영 “요리, 배우보다 더 쓸모 있는 일”

입력 2025-07-09 01:49
배우 류수영이 8일 오전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세미콜론 제공

“요리를 공부하면서 ‘섞이지 않는 음식은 사라진다’는 걸 배웠다. 한식이 살아남으려면 여러 문화가 가진 장점을 융합하고 조리법도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 식문화가 세계로 나가는 데 비록 좁더라도 잘 닦은 길 역할을 하고 싶다.”

배우 류수영은 8일 요리책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 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요리를 취미로 즐기던 그는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 출연 이후 본명인 어남선과 선생을 결합한 ‘어남선생’으로 불리며 전문가 못잖은 요리 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그가 평소 아끼던 79가지 레시피를 담은 책은 지난달 25일 발간 직후 다음 날 재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류수영은 “첫날부터 좋은 반응이 이어져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특별한 비법 없이도 조리법만 지키면 집에 있는 재료를 사용해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책을 통해 ‘요리는 어려운 게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댓글 중 ‘칠십 평생 처음으로 요리책을 샀다. 고맙다’는 말이 참 감사했다”고 전했다.

요리 소재 예능에 출연하고 한식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서 한식 세계화 대한 생각도 많아졌다. 류수영은 “지난해부터 해외에 한식을 소개할 일이 많았다”면서 “스페인 카디스에서 일주일 내내 요리해 주민 1000명에게 음식을 대접했고, 페루에선 알파카로 주민들에게 갈비찜을 요리해 드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음식은 기름지지 않고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 동아시아 음식 중 세계화하기에 가장 좋다. 나물을 삶아 먹는 문화는 건강에도 좋다. 채소를 가장 잘 다루는 민족이라고 감히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요리는 류수영에게 연기와는 또 다른 기쁨과 치유를 준다. 그는 “연기가 나를 흥분시키고 심장이 빨리 뛰게 만드는 강렬함을 준다면 요리는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내게 다가오게 해준다”면서 “인간으로서 어쩌면 배우보다도 더 쓸모 있다는 생각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