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로 드론 요격 ‘아이언빔’, 이란 전쟁서 본격 투입했다”

입력 2025-07-09 02:04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7일 서울 종로구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웅 기자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군사 대응은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 핵과 마찬가지로 북핵도 국제사회를 위협한다며 “이스라엘은 한국의 대북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르파즈 대사는 이란과의 12일 전쟁에서 ‘아이언빔’이 처음 실전 투입됐다며 “이스라엘은 레이저 기반 요격 시스템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국가가 됐다”고 소개했다. 아이언빔은 상공 10㎞ 이내의 드론과 소형 미사일을 레이저빔으로 요격하는 무기로, 한 발 요격 비용이 3달러(4100원)에 불과하다. 또 전력만 확보되면 탄약 소모 없이 사실상 무한 운용이 가능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란과 북한 핵무기에 대한 이스라엘의 입장은.

“북핵은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위협이며 이스라엘은 한국의 대북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북한은 이란과도 긴밀히 협력 중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은 이란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란은 군사용 외에는 의미가 없는 60% 우라늄 농축 단계에 도달하는 등 핵무기 보유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면서 지난 20년간 이스라엘 파괴를 목표로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등 무장단체를 지원하며 이스라엘 주변에 ‘불의 고리’를 구축했다. 또 국제사회를 속이며 핵무장을 추진해 군사 대응이 불가피했다. 이란 핵은 유럽까지 도달 가능한 만큼 인접국뿐 아니라 전 세계 안보 질서의 문제다. 국제사회가 연대해 이란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한 강력한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

-방공 시스템에서 많은 미사일을 사용했는데 이란의 추가 도발 시 대응할 수 있는지.

“이스라엘은 현재 ‘5단계 방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애로2’와 ‘애로3’는 장거리(2400㎞)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다비즈 슬링(다윗의 돌팔매)과 아이언돔은 중단거리(각각 300㎞, 70㎞) 요격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세계 어느 나라도 갖추지 못한 레이저 기반 요격 시스템 아이언빔(10㎞)을 실전 배치했다. 아이언빔은 한 발에 3달러로 드론이나 단거리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으며 매우 높은 요격률과 정밀도를 자랑한다.”

-가자지구 휴전은 이스라엘에 어떤 의미인가.

“하마스는 지난 몇 달간 미국이 제안하는 휴전안을 거절해 왔으나 하마스의 주요 후원자인 이란이 전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드디어 휴전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하마스에는 50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있다. 우리에게 인질 문제는 매우 고통스러운 사안이며 생존 인질뿐 아니라 사망 인질 송환도 중요한 과제다.”

-한국의 새 정부 출범과 이스라엘과의 협력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이재명 대통령과 대선 전에 만나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앞으로도 양국 관계 강화를 지속하는 등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정권과 관계 없이 앞으로도 한국 국민과 함께할 것이다. 북한과 이란이라는 공통의 안보 위협 속에서 양국 협력의 중요성이 커졌다. 양국 모두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며 빅데이터·인공지능(AI)·양자기술 등 첨단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 국민 간 좋은 관계를 바탕으로 기술 및 안보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