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세발 삼성·LG전자 실적 쇼크, 경쟁력 제고 서둘러야

입력 2025-07-09 01:20

8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충격적이었다. 4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5.9%나 줄었는데 이는 시장의 예상치(6조원대 초반)에서 대폭 하향된 수준이다. 전날 공개된 LG전자의 영업이익도 49.2% 급감했다. 전자업계 간판 주자들의 실적이 반토막난 추세는 자동차, 철강, 기계 등 대부분 업계들에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발 관세 충격에 따른 국내 주력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도미노처럼 퍼질 조짐이어서 우려스럽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8월) 전부터 국내 업체들이 흔들린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상호관세와 별도로 자동차(25%), 철강·알루미늄(50%)에 부과된 품목관세 여파가 다양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 악화 중심에 가전 부문이 있다. 이는 미국이 지난달부터 철강 재료가 포함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에 최대 50%의 철강 파생 관세를 부과한 게 컸다. 지난해 미국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상반기 대미 수출이 16.8% 감소했다. 철강도 업체들의 잇단 가동 중단과 수출 감소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출 종목 편중의 후유증을 일찌감치 겪고 있는 셈이다.

이런 마당에 상호관세까지 부과될 경우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은 심각할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 관세 정책이 본격화될 하반기 수출은 자동차(-7.1%), 자동차부품(-6.5%), 철강(-7.2%) 등 주요 품목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정부는 조속히 미국과의 윈윈 협상을 이끌 전략을 마련함과 동시에 수출 피해 업종에 대한 세제 혜택 및 보조금 지원 등의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 삼성·LG전자의 TV부문 실적 저조는 중국산과의 경쟁 탓도 크다. 중국 업체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30%) 부과로 제3국으로 물량을 돌리는 바람에 글로벌 TV 시장 경쟁이 격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TV뿐 아니라 각 품목의 한·중 경쟁이 미국 외 시장에서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물량 공세 외에 질적 도약이 확연해진 중국산을 고려하면 초격차 기술력만이 궁극적인 관세 전쟁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