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학전이 고(故) 김민기(사진) 대표의 1주기를 앞두고 그의 첫 앨범 ‘김민기’를 54년 만에 재발매한다.
학전은 8일 “오는 21일 고인의 1주기를 추모하며 1971년 발매된 첫 앨범의 복각 LP를 제작·발매한다”며 “이는 본인의 작업이 진솔한 기록으로 남을 수 있길 희망했던 고인의 유지에 따른 첫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김민기가 스무살이던 해 발매한 앨범엔 ‘아침이슬’ ‘친구’ 등 10곡이 수록됐다. 한국 현대사와 대중문화에서 독자적 상징성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1971년 10월 초판과 이듬해 2월 재판으로 총 500장이 제작됐지만, 이듬해 봄 그가 동대문서로 연행되면서 당국에 의해 잔여 분량 전체가 회수 및 판매금지 됐다. 이때 오리지널 동판 프레스까지 압수·폐기되면서 오랫동안 그의 앨범은 수십 배의 고가로 암거래되거나 해적판으로 판매됐다.
복각판 LP에는 김민기의 성장과 음악적 궤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친필 악보와 메모, 사진 등이 40페이지 분량의 책자로 실릴 예정이다.
학전과 김민기의 문화적 유산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학전김민기재단’ 설립도 추진된다. 학전은 연내 설립을 목표로 학전김민기재단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민기의 뜻에 따라 별도의 1주기 추모 행사 등은 열지 않기로 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