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10일 소환… “난 골수 민주당원”

입력 2025-07-07 19:03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이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정창래 전 삼부토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추진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이응근 전 대표 소환에 이어 특검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을 겨냥한 본격 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다만 이 회장은 주가조작 의혹 배후로 의심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이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는 일면식도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은 이 회장에게 10일, 정 전 대표에게 9일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과 정 전 대표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두 사람에게 2022~2023년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부상한 과정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특검은 삼부토건과 이종호 전 대표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검은 이 회장과 정 전 대표 소환조사에서 이종호 전 대표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을 전망이다.

이종호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의 ‘키맨’으로 꼽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 관리를 담당한 만큼 이번 사건에서도 삼부토건과 김 여사 사이에서 핵심 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14일 해병대 출신 지인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하는 등 지원을 약속하자 삼부토건 주가는 불과 두 달 만에 5배 넘게 올랐다.

다만 이 회장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뿐만 아니라 이 전 대표도 모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측근들에게 “윤석열도, 김건희도, 이종호도 전혀 알지 못한다”며 “나는 평생 민주당원이자 전국 대의원이었는데 오해가 많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번 21대 대선 때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문재인정부 때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고위 간부도 지냈는데, 윤 전 대통령 당선 뒤 새로운 지도부가 취임하면서 퇴임을 요구받기도 했다. 이 회장의 한 지인은 “평소 이 회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자신이 쫓겨난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날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임원 한모씨를, 전날에는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실무를 담당한 전 삼부토건 직원 황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2022년 6월 이 회장이 실소유한 디와이디가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은 단체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주로 묶이기 시작한 단초가 됐다. 이 회장이 삼부토건 대주주가 된 건 2023년 2월이다.

박장군 박재현 구자창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