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VIP 격노설’ 키맨… 조사내용 많다”

입력 2025-07-07 19:04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 특검팀 조사실로 출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처음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김 전 사령관을 상대로 대통령실 수사외압 의혹 등을 조사했다. 권현구 기자

채해병 순직 사건과 수사 외압 의혹을 조사하는 특검팀이 7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소환해 이른바 ‘VIP 격노설’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김 전 사령관은 채해병 순직 사건 당시 초동조사를 이끌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처음으로 VIP 격노설을 전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으로 김 전 사령관을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사령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명시적으로 채해병 사건 기록에 대한 이첩 보류 지시를 받았느냐는 등의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을 상대로 이 전 장관이나 대통령실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VIP 격노설의 핵심 관계자인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월 채해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를 맡은 박 전 수사단장에게 수사 외압을 가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받는다. 그는 오전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사건의 참고인으로, 오후에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다. 정민영 특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인 대통령실 수사외압, VIP 격노설 등의 핵심당사자인 만큼 조사할 내용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해병 사건과 관련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느냐’며 격노했다는 의혹이다. 이 전 장관은 같은 날 ‘경찰 이첩 보류’ 지시를 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8월 2일 지시에 불복해 경찰에 이첩한 기록은 반나절 만에 국방부로 회수됐다.

윤 전 대통령 격노를 직접 들은 것으로 지목된 이 전 장관은 “들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사령관도 그동안 국회와 법정 증언에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김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된 만큼 특검이 향후 조사에서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재현 이서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