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년째 제자리인 청소년 신체 활동… 지역·가정이 나서야

입력 2025-07-08 01:10

우리나라 학생들의 신체 활동이 지난 10년간 저조한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비만율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학원과 스마트폰에 갇혀 움직임이 없는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학교 체육 활동에만 의존한 청소년 신체 활동 프로그램이 가정이나 지역 사회로 다양하게 확산돼야 하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신체 활동 지표인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 활동 실천율’은 지난해 남학생 25.1%, 여학생 8.9%에 불과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5년 남학생 20.5%, 여학생 7.4%였던 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치다. 같은 기간 비만율은 남학생이 8.8%에서 15.5%로, 여학생은 6.1%에서 9.2%로 높아졌다.

신체 활동은 성장기 학생들에게 중요한 요소이다. 친구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며 땀 흘리는 과정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운동을 하면 학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입시 경쟁은 학생들을 책상 앞에 묶어두고, 빽빽한 학원 스케줄은 야외 활동을 꿈도 꾸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은 학생들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주범이 되었다. 한국 청소년들의 운동 부족 실태는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146개국 11~17세 청소년 약 16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은 운동 부족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나타났다. 미국, 프랑스 등의 학교 체육 수업 시수는 한국보다 높다. 방과 후 스포츠클럽 활동도 활성화되어 있다. 대학 입시에서도 방과 후 활동을 중요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다. 우리도 학생들이 다양한 신체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학교 체육 시간을 늘리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학교가 숙제를 내 줘 가정에서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가정 연계 방식’ 등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