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당연히 전 경기 승리, 우승입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부주장 박진섭이 동아시안컵에 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2003년 초대 대회 우승, 2008년부터 4연패를 달성한 남자부 최다 우승국이다. 내년 북중미월드컵을 앞둔 가운데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이뤄 동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포부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 각국 사령탑과 선수들이 모였다. 한국은 7일 중국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는다. 특히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한국과 일본의 각오가 남달랐다.
한국 대표팀의 수장 홍명보 감독은 “팀마다 처한 상황은 다를 수 있지만 모두가 현재 또는 미래를 위해서 중요한 대회”라며 “쉬운 경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 K리그 신예들을 대거 발탁했다. 내년 월드컵 본선을 위한 차세대 주력 자원 확보에 나선 셈이다. 박진섭은 “선수들에게는 매 경기가 소중한 기회다. 모든 선수가 훈련장에서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대표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전했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라이벌 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모든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하고자 한다”며 한국과 같은 목표를 내세웠다. 현역 시절 J리그에서 맞붙었던 홍 감독에 대해서는 “좋은 라이벌이자 아시아 축구를 이끌 동료”라며 “홍 감독의 대표팀 업적은 나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신예들이 내년 월드컵 전력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대표팀 전원을 J리그 선수들로 꾸렸는데 이 중 12명이 첫 대표팀 발탁이다. 일본의 주장 나가모토 유토는 다섯 번째 월드컵 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내가 왜 여기 있고 월드컵에서 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나가모토는 A매치 142경기에 출전한 38세 베테랑 수비수다.
월드컵행에 실패한 중국은 더 먼 곳을 내다본다. 중국의 스트라이커 장유닝은 “이번 대회 목표는 팀을 개편하는 것”이라며 “더 나은 대표팀을 위해선 새로운 선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잘 준비해서 2030년 월드컵 본선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데얀 주르예비치 중국 감독대행은 “이번 대회는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라며 “일본과 한국의 전력에 대해선 말할 필요가 없다. 최선을 다해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는 홍콩의 애슐리 웨스트우드 감독은 “대회 면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진 않다. 잃을 것도 없다”면서도 “최근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거두는 등 우리가 암울한 상황은 아니다. 경기를 즐기고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전했다.
용인=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