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일주일째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고온다습한 바람의 영향으로 이번 주에도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은 26.3도를 기록해 열대야 기준(최저기온 25도 이상)을 웃돌았다. 서울 지역의 열대야는 지난달 29일 시작된 이후 일주일째다. 지난해(6월 21일)보다 열대야 시작 시기는 늦었지만 일수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역대 최장기간 열대야가 지속됐던 지난해 여름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도 열대야가 관측됐다. 강릉과 서귀포, 대구에서도 일주일째 열대야가 지속돼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해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다”고 설명했다. ‘소서(7일)’는 낮이 가장 긴 하지(6월 21일)와 가장 무더운 대서(7월 22일) 사이 절기로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크다.
이번 주에는 동해안보다 중부지방 서쪽을 중심으로 기온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폭염에 영향을 준 남서풍 대신 동해안에서 동풍이 한반도로 유입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발생해 중부지방 서쪽 온도가 올라간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서울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중국 남부 해상에서 북상 중인 4호 태풍 ‘다나스’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태풍이 밀어올리는 열대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날씨를 더욱 덥고 습하게 만들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며 온열질환자도 급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온열질환자 수는 7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1명 늘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