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1위 확보한 독수리, 가을 바라보며 ‘힘 조절’

입력 2025-07-07 01:05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5 프로야구 KBO리그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화 제공

‘독수리 군단’ 한화 이글스가 33년 만의 프로야구 전반기 1위 확정에 발맞춰 완급 조절에 나섰다. 에이스 코디 폰세와 류현진에게 확실한 휴식을 부여하며 후반기 대비에 들어갔다. 가을야구까지 이어질 장기 레이스를 고려한 김경문 한화 감독이 또 한 번의 파격 승부수를 띄운 모양새다.

한화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5 KBO리그 경기에서 10대 1의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3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시즌 49승(2무33패)째를 올렸다. 한화 타선은 홈런포 4방을 곁들여 장단 12안타를 몰아쳤다. 6이닝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라이언 와이스는 10승(3패) 고지를 밟았다.

한화는 오는 8일부터 펼쳐지는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 결과와 관계없이 전반기 최소 공동 1위를 확보했다. 한화가 전반기 1위를 달성한 건 전신 빙그레 시절의 1992년 이후 처음이다.

한화는 이날 폰세와 류현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채 키움과 경기를 치렀다. 폰세는 지난 4일 키움전에서 7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류현진은 전날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을 기록하고 전반기를 마쳤다.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결국 승부는 7, 8월을 넘어 끝까지 길게 간다고 봐야 한다. 4~5경기 차이는 아무도 모른다”며 “투수 코치와 생각이 같다 보니 (휴식을 부여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화는 정민철, 송진우, 구대성을 중심으로 투수왕국을 구축했던 1999년 이후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폰세는 115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패전 없이 11승 평균자책점 1.95 161탈삼진을 올리는 괴력투를 펼쳤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등 주요 기록 1위를 휩쓸며 화려한 전반기를 마감했다. 류현진도 5승 4패 평균자책점 3.26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베테랑의 역할을 다했다.

한화는 선수단 부상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반기 현재까지 안치홍, 심우준, 문동주, 류현진 등 4명만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인원이다.

왕좌를 노리는 한화의 숨 고르기는 이상할 게 없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반기 1위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90%(10회 중 9회)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반기 1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70%(10회 중 7회)다.

박구인 최원준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