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혁신위’에 친한계 합류?… 인적쇄신 험로

입력 2025-07-06 19:0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조계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휘하는 당 혁신위원회가 이번주 초 인선을 완료하고 공식 출범한다. 특히 후보군에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합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6일 혁신위 인선에 대해 “최대한 내일 발표할 수 있도록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며 “말로만 혁신이 아니라 당원들이 당이 변화하고 있다고 실감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혁신위 구성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위원장을 맡은 안 의원을 포함해 총 7명 안팎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안 의원은 계파와 상관없이 당의 취약 분야인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무게를 두고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원외 몫 혁신위원으로는 수도권 당협위원장과 80년대생 여성 및 호남 인사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위원으로는 일부 친한계 의원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친한계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에 찬성하거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등 안 의원과 비슷한 스탠스를 취해 왔다. 다만 개혁 목소리를 내왔던 일부 친한계 인사들이 혁신위 합류를 거부하는 등 회의적인 기류도 여전하다. 한 친한계 의원은 “안철수 혁신위가 꾸려지기 전에 당으로부터 혁신위 참여를 제안받았으나 고사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으로서는 개혁 목소리를 함께 낼 우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 인선 단계에서부터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우려도 있어 막판까지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한계 인사는 “제안이 와도 갈 생각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미 옛 주류가 당 지도부를 장악해 변화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굳이 들러리 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대신 중진의원 차기 총선 불출마, 친윤(친윤석열)계 2선 후퇴 등 강도 높은 인적청산 여론전을 혁신위 외부에서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재준 의원은 “중진 선배들의 차기 불출마 정도는 담아야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반성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 운영 방식을 놓고도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안 의원은 매주 하나씩 혁신안을 제시하고 즉각 필요한 의결 절차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비대위나 차기 지도부에서 최종 혁신안을 일괄 의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오는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가까워져 올수록 혁신위에 관한 관심이 떨어져 쇄신 동력이 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