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유예 종료 임박에 증시도 ‘불안’

입력 2025-07-07 00:48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오는 9일을 앞두고 한국 증시에 불안감이 감지된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미국과 원칙적 합의에 도달하고 철강·자동차 등 품목의 관세가 하향 조정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 최근 코스피가 빠르게 상승해온 만큼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미국의 상호관세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9% 내린 3054.28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 투자자가 이날 코스피 주식 3822억원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 내렸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 등에서 강경한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다.

당장 고율의 상호관세가 즉시 적용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12개국에 상호관세율을 적은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히면서 관세 부과 시점으로 8월 1일을 언급해서다. 즉시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약 3주의 협상 시한이 있을 수 있다.

상호관세 유예가 연장되지 않고 시행될 경우 증시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신경을 쓰는 미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상호관세가 유지되는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돼 증시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원자재 가격이 아직 과열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후행 자산인 원자재 가격이 폭주할 때가 위험하다”라며 “원자재 가격 고점 예상 시점은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쯤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