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의 주제는 여호와를 기억하라, 여호와를 기억하는 인생, 여호와를 경외하는 인생으로 요약됩니다. 오늘 본문의 중심 구절은 11절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셨다는 말은 모든 것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말입니다.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는 말은 적절하게 적당하게 하셨다는 말입니다. 아름답게 했다는 말은 ‘뷰티풀(beautiful)’이 아니라 ‘애버리지(average)’, 즉 평균에 가까워지도록 했다는 말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곤고한 날이 있습니다.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의 시간이 있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걷는 것 같은 시간이 있습니다. 곤고한 날이 1년 365일이라면 그 사람은 도무지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울증에 걸립니다. 반대로 1년 365일이 기쁜 날만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기쁜 날들의 연속입니다. 물론 이런 사람은 지구상에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사람들의 인생을 보면 어떤 사람은 기쁜 날이 100일이고 어떤 사람은 200일입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곤고한 날이 200일이고 어떤 사람은 100일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기쁜 날과 슬픈 날을 모두 살아갑니다. 이것을 비대칭적 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선 우리 인생에 비대칭적 교체를 통해 때를 따라 ‘맞춤형 은혜’를 주십니다. 우리에게 맞춤형 은혜를 주시는 건 은혜가 과도하면 교만해지고 은혜가 부족하면 실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도서는 하나님께서 멀리 계심을 인정합니다. 전도서는 우리가 믿는 신앙의 법칙들이 통하지 않는 틈새와 여백이 삶 가운데 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이것이 전도서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래서 전도서를 ‘틈새 신학’이라고 말합니다.
잠언을 보면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이 모든 인생에 통용되는 듯합니다. 성경을 큰 틀에서 보면 인과응보가 맞습니다. 이를 ‘신명기 신학’이라고 말합니다. 신명기 신학에 따르면 말씀에 순종하면 복 받고 불순종하면 벌을 받습니다. 착하게 살면 복 받고 나쁘게 살면 벌을 받습니다.
그런데 전도서에 따르면 인간의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삶의 여백인 빈 공간이 있습니다. 인간의 지혜로 설명되지 않는 삶의 여백이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도 고난이 계속되는데 이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고난과 기쁨이라는 날의 비대칭적 교체를 통해 우리로 살아가게 하십니다. 날의 비대칭적 교체가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통치 방식입니다.
전도서의 주제는 여호와가 창조주인 것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왜 여호와를 기억해야 할까요. 여호와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날줄과 씨줄로 빚으시는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2025년 하반기를 살아갑니다. 올해 전반기를 돌아볼 때 내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선 오늘도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이끄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우리 모두의 인생이 되길 바랍니다.
이현걸 목사(하우림교회)
◇하우림교회는 서울 관악구에 있습니다. 하우림은 ‘그 빛들’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이 주인 되시는 교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교회’가 되길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