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조사하는 특검팀이 4일 “외환 관련 부분에 대해 상당수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을 불러 조사한 특검은 5일 윤석열 전 대통령 2차 조사에서 내란과 외환 혐의를 두루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건희 특검과 채해병 특검은 핵심 관련자를 소환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구체적 숫자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외환 관련 군 관계자에 대해 상당수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내란 특검은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조사실로 이 장관을 불러 계엄 전후 국무회의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계엄 당시 국무위원이었던 이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엔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특검은 2일에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국무위원들을 소환했다. 특검은 이들이 계엄 심의권을 침해당했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해자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검은 또 박 전 처장도 불러 조사를 체포영장 집행 방해, 비화폰 기록 삭제 의혹 등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했다. 박 전 처장은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저지됐을 당시 경호 총책임자였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를 실질적으로 지휘한 인물은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전날 김 전 차장도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2차 조사에서도 체포방해 혐의와 관련해선 1차와 마찬가지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1차 조사에서 이에 반발해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 또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수사 방해 혐의와 관련해 경찰관 3명을 파견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벌인 김건희 특검은 이응근 삼부토건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정희 특검보는 “삼부토건 외 다른 사건들도 금융정보분석원 자료 요청, 계좌추적 영장, 소환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채해병 특검은 다음 주부터 조사에 본격 착수한다. 정민영 특검보는 “다음 주부터 이른바 ‘VIP 격노설’ 관련 조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수사외압 의혹이 촉발된 대통령실 회의에 관해 알고 있을 만한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7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