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아니, 전쟁이야”… 홍명보 살벌한 ‘옥석 가리기’

입력 2025-07-04 01:11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둔 3일 경기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첫 소집 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은 7일 중국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는다. 연합뉴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홍명보호가 본격적으로 ‘월드컵 모드’에 들어간다. 국내파 중심으로 소집된 동아시안컵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첫 실험에 나선다. 홍명보호만의 전술 찾기와 선수 탐색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3일 경기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첫 소집 훈련에 나섰다. 해외파 선수들의 차출 의무가 없는 만큼 23명의 K리그 선수와 3명의 일본 프로축구 J1리그 선수로 꾸려졌다. 오는 7일 중국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는다.

홍명보호는 대회 통산 여섯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월드컵 본선 대비를 위해서도 중요한 실험 무대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행 확정 후 치른 쿠웨이트전에서도 변화를 줬다. 직전 경기 선발명단 11명 중 7명을 신예들로 바꾸고, 후반 막판 변칙적인 스리백 전술을 꺼냈다.

무엇보다 홍 감독의 색깔을 입혀나가는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16년 만에 예선 무패 통과라는 결과를 냈지만, 세부 전술 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손흥민, 김민재 등 핵심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다 보니 선수 컨디션에 경기 결과가 좌우되기도 했다.

홍 감독은 “테스트라는 명목하에 전쟁이 시작됐다”며 새 얼굴 발굴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강상윤 김태현(전북) 서민우 모재현(강원) 변준수(광주) 서명관(울산) 이승원(김천) 이호재(포항) 김태현(가시마) 등 9명이 대표팀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유럽파 선수들에게 밀려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들의 기량을 확인할 기회다. 나상호 백승호 송민규 조유민 등은 2022년 동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카타르월드컵 대표팀에 최종 승선한 바 있다.

특히 내년 월드컵은 폭염 속 극도의 체력전 양상이 될 공산이 크다. 체력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양질의 선수층을 구축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충분하고 퀄리티 높은 선수층을 갖춘 팀이 우세할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특정 선수나 노장 선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팀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K리거들의 국가대표로서의 활용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