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첫 타깃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커넥션 정조준

입력 2025-07-03 18:40 수정 2025-07-03 23:59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관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본사와 서울 중구 옛 삼부토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각종 파일과 문건 등을 확보했다. 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은 3일 삼부토건을 대상으로 ‘1호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수사가 많이 진척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등에 비해 초입 단계에 있다. 이 때문에 삼부토건 압수수색으로 첫 단추를 꿴 것은 특검만의 오롯한 성과를 남기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현 본사와 중구 옛 사무실, 삼부토건 대주주인 디와이디·웰바이오텍 등 회사 6곳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자택 등 피의자 주거지 7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적시됐다.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브리핑을 통해 “가장 먼저 준비가 된 것, 그 다음에 국민적 관심사가 가장 큰 사건이 (1호 수사의)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특검은 2023년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깊숙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삼부토건과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규명하는 것이 특검에 주어진 과제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됐던 인물로, 특검의 핵심 수사 대상으로 꼽힌다.

특검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삼부토건이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참석한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는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였다. 이후 주당 1000원대였던 삼부토건 주가는 5000원대로 급등했다. 특검은 당시 해외출장을 주관했던 삼부토건 영업본부 등을 중심으로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베일에 싸인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이 전 대표, 삼부토건의 관계도 특검이 풀어야 할 대목이다. 김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14일 해병대 출신 지인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글을 올렸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그 이틀 뒤에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부인인 젤렌스키 여사를 접견했다. 다음날인 17일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재건 지원을 약속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은 같은 달 22일 열렸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그해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 사업을 논의하면서 삼부토건 주가는 불과 두 달 만에 5배 넘게 올랐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조 전 회장과 이일준 현 회장 등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했다. 이때 김 여사와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고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 진행도가 가장 낮은 삼부토건 의혹을 택한 건 특검의 승부수”라며 “김 여사를 겨냥한 속도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박재현 이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