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대위·혁신위 ‘투톱’… 바람대로 될지는 의문부호

입력 2025-07-04 02:09
국민의힘 송언석(왼쪽)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동시에 띄우며 진용을 꾸리고 8월 중순 전당대회 준비를 본격화했다. 원내지도부는 비대위와 혁신위를 ‘혁신형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밑작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선 패배 백서 작업부터 시작한 혁신위가 원내지도부 바람대로 잡음 없이 비대위와 융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일 공석이던 사무총장에 3선 정점식 의원을 임명했다. 정책위의장으로는 3선 김정재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거쳐 결정됐다. 지난 1일 비대위원 임명에 이어 비대위 체제 전환을 마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대표 선출을 위한 관리형 임시 비대위”라고 설명했다.

원내지도부가 8월 중순을 전당대회 날짜로 유력 검토 중인 상황에서 새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임기는 두 달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당대표가 오면 주요 당직 인선을 다시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 당직이 채워지지 않아 당무 관련 의결도 어렵지만 원내지도부는 ‘8월 전당대회 맞춤형 인사’로 이번 인사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50일간 제가 실천해야 할 것은 공정한 전당대회 진행”이라며 “다른 생각 없이 그 일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송 비대위원장의 혁신위 구상 역시 전당대회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두 달여간 혁신위가 혁신안을 내면 이를 비대위 의결로 확정해 전당대회에 앞서 결과물로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한 의원은 “혁신위에서 제안하고 비대위가 추인하는 방식이어야 혁신안에 명분도 생기는 것”이라며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혁신위를 잡음 없이 이끌고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전당대회 출마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에는 일단 선을 그은 상태다.

다만 원내지도부 구상대로 비대위와 혁신위가 짧은 기간 손발을 맞춰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안 위원장은 혁신위 1호 과제로 ‘대선 패배 백서 작성’을 제시하며 “태스크포스(TF)를 담당할 외부 전문가를 모셔오겠다”고 밝혔다. 대선후보 교체 사태와 연결돼 당내 반발을 살 수 있다.

전권 혁신위가 아닌 비대위 의결을 거쳐 결정을 추인받는 구조의 한계도 있다. 안 위원장이 이번 주말 중 혁신위원 6명 구성을 마치면 7일 비대위 추인을 통해 최종 명단이 확정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송 비대위원장 회동 후 “당내 의원이라든지, 원외라든지 희망하는 분이 너무 많아 곤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민 이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