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토로했다. 미국이 설정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맞아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관세 협상이 매우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면서 “오는 8일까지 끝낼 수 있는지도 확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8일은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 시한으로 정한 날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쌍방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호혜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아직도 쌍방이 정확하게 뭘 원하는지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미국 측은 관세 협상에 성실히 임하는 국가에 유예 기한을 추가로 연장해줄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하루 전 일본을 지목해 “매우 강경하고 버릇이 없다”며 상호관세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방면에서 우리의 주제도 매우 많이 발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우호적이며 협력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사이는 예민한 의제들이 많지만 일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자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대응 등 안보 문제나 경제 사안 등에서 협력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점과 미국과 특수한 동맹 관계에 있다는 공통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한·일 양국 간 셔틀외교 복원은 자신이 먼저 제안했다며 “사실 좀 이른 시간에 일본에 한번 갈 생각이었는데 일본이 선거 때문에 매우 바빠져 얘기하던 중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독도 관련 문제에는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독도는 대한민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영토이기 때문에 영토분쟁이라고 할 수 없고 논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도 “이 두 가지(과거사 문제와 한·일 협력)를 뒤섞을 필요는 없다”며 “전쟁 중에도 외교는 하는 것처럼 대화와 협력을 해야 한다. 오른손으로 싸워도 왼손은 서로 잡는 유연하고 합리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간 든든한 공조 협의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대화를 전면 단절하는 것은 정말 바보짓”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이 취임 직후 단행한 대북방송 중단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온 것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북한 호응이 기대 이상이었다”며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긴장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는데, “누가 흡수당하고 싶겠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이 대통령은 “매우 복잡하다. 국내 인권 문제도 잘 해결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북한 대중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도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승욱 윤예솔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