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한국형 AI ‘믿:음 2.0’ 공개… 정부 ‘소버린AI’ 발맞추기

입력 2025-07-04 00:18

KT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영어권 국가가 아닌 한국에 특화된 모델을 선보이며 이재명정부 정책 기조인 ‘소버린(국가주권형) AI’ 구축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중도 담겨 있다.

KT는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믿:음 2.0 프로그램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오픈소스는 개인·기업·공공기관 등이 제약 없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배포하는 방식이다.

KT가 개발한 믿:음 2.0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형 AI’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이다. 한국의 사회적 맥락, 무형적 요소, 언어·문화적 특성 등을 학습한 AI 모델을 통해 한국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했다는 설명이다.


KT에 따르면 믿:음 2.0 모델은 고려대와 KT가 공동 개발한 한국어 AI 역량 평가 지표인 ‘Ko-Sovereign’ 벤치마크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오픈소스 모델을 능가하는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 관련 전문 지식의 이해도를 측정하는 벤치마크 ‘KMMLU’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수한 점수를 냈다. 영어권 이용자에게 맞춰진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에 비해 한국 이용자들이 훨씬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을 거란 얘기다. KT는 AI의 윤리성과 신뢰성,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정책·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전문가들과 협업해 AI 영향 평가 체계를 적용해 안전하고 투명한 기술을 구현하는 데 힘썼다는 점도 강조했다.

KT의 이 같은 행보는 새 정부의 자주적 AI 역량 확보 강조 기조에 발을 맞춘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신동훈 KT 생성형 AI 랩장(상무)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KT가 갖고 있는 AI 철학과 정부의 정책 방향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 하에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적 가치와 문화를 담아내기 위한 KT의 노력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이어 “국내 통신 산업을 책임지는 기간통신산업자로서 생성형 AI 원천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아직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GPT 등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이날 허깅페이스에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 ‘A.X(에이닷 엑스) 4.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최상급의 한국어 처리 효율성과 데이터 보안을 고려한 설계와 로컬 환경에서의 운영 가능성 등이 특징이다. 자체 테스트 결과 같은 한국어 문장을 입력했을 때 ‘GPT-4o’보다 에이닷 엑스 4.0이 약 33%가량 높은 토큰(AI가 인식하는 문자 단위) 효율을 기록했다고 SK텔레콤은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