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미 국무장관 방한 닷새 전 돌연 취소, 왜?

입력 2025-07-03 19:02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쿼드(미·일·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외교장관회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양옆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AF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내주 계획한 방한 일정을 닷새 앞두고 취소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루비오 장관 측은 자국 사정을 이유로 들며 배경을 우리 정부에 자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이달 말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한·미 정상회담 일정도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3일 “한·미는 루비오 장관의 방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해왔으나 미국의 내부 사정상 조만간 방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는 고위급 인사 교류에 대해 지속해서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 취소는 급박한 중동 정세나 상호관세 유예기한(8일) 임박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상황과 관련해 7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을 갖는다. 미국 고위급 인사의 첫 방한이 틀어지면서 한·미 정상 간 만남도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자신의 스코틀랜드 골프 리조트 방문을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온 상황이어서 회담이 이달 안에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당초 루비오 장관은 오는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한 뒤 8~9일 방한할 계획이었다. 방한이 성사될 경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 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다.

미국은 루비오 장관의 일정 취소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내부 사정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루비오 장관의 일정 취소는 한국과 협상이나 외교 사안이 고려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ARF에 예정대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박윤주 1차관이 대신 참석한다. 정부는 조만간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목표로 미국과 소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