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시인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3일 경기도 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촌장 김종회)에서 열린 ‘2025 소나기마을 문학교실’의 강사로 나서 청중 앞에 섰다.
서정적인 시와 소설을 남겼던 황순원(1915~2000)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황순원문학촌이 지난 4월부터 진행하는 문학교실에는 그동안 소설가 김홍신·안영, 시인 신달자·정호승, 배우 겸 작가 차인표, 동화작가 황선미, 수필가 이명지 등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문인들이 강사로 나섰다. 문학교실은 오는 12월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된다.
이날 소 목사가 전한 메시지는 ‘영혼을 담은 시 쓰기’였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한 소 목사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그동안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등 11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지난해 제13회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소 목사는 이후 더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강연은 소 목사의 작품인 ‘풍경’ ‘여름’ ‘윤동주 무덤 앞에서’ 등 세 편의 시를 소개하면서 시작했다. 시는 부부 시 낭송가인 양종렬 이영실씨가 차례대로 낭송했다.
소 목사는 “어릴 때부터 철학적 사고와 시적 상상 가운데 자랐다”면서 “남원시 백일장에서 장원할 정도로 글을 잘 썼는데 신학교에 진학하면서 글이 퇴색하고 잠시 시와 멀어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삶이 시이고 문학이라는 이치를 깨달으면서 다시 시와 가까워졌다”면서 “사람과 글은 한 몸으로 공간에 존재하는 육신의 상형이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형”이라고 말했다.
시인은 “욕망과 가식을 내버려야 하늘로부터 시가 오고 귀한 음악과 가사가 깃든다”면서 “고향이나 어머니의 품과 같은 원형을 향한 그리움을 담아내는 것이 또한 시”라고 밝혔다.
이날 소 목사는 ‘시의 동기’에서 출발해 ‘시의 생명’ ‘시의 디자인’ ‘시의 여백’ ‘시의 묘미’ ‘시의 종착’ 등 시를 쓰는 데 필요한 13가지 노하우도 설명했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선 담백한 글을 쓰는 연습을 하라고 권했다.
소 목사는 “이미지나 은유, 함축, 은닉, 낯설게 하기 등 표현 기법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면 성숙한 시로 발전할 수 없다”면서 “성숙한 시인의 단계로 오르기 위해서는 표현 기법에 대한 많은 고뇌와 습작의 과정이 있어야 하고, 시 창작에서 감각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선 산문적 설명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결국 문장에서 군살을 덜어내라는 의미로 대리석같이 단단하고 뼈다귀처럼 담백한 글을 쓰라”고 강조했다.
양평=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