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인류의 오랜 염원이자 기본 욕구였다. 현대인은 유독 행복에 집착하고 행복을 위해 자기 계발에 몰두하지만 그렇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많은 전문가가 행복을 위해 ‘긍정적 사고’를 강조했다. 영국의 논픽션 작가이자 언론인인 저자는 이 같은 통념에 반기를 들고 행복에 이르는 ‘부정적 경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행복하고자 애쓰는 것 자체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주범인 경우가 많다”면서 “불안정과 불확실함 혹은 실패 같은 부정적 요소를 모조리 제거하려는 노력이 우리에게 자신감 상실, 두려움, 불안감, 슬픔을 안겨준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다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 불확실성을 즐기고, 불안정을 포용하고, 실패에 익숙해지고, 심지어 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그렇다고 낙관주의가 무조건 잘못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부정적 경로’를 “낙관주의와 긍정성이 행복에 닿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우리 문화에 필요한 균형추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의 원제는 ‘해독제(The Antidote)’다. 행복 집착, 긍정 중독에 빠진 현대인에게 ‘해독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